1.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물질,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과 5원소설
영화 <어벤져스(Avengers) : 인피니티 워(Infinity War)>는 2018년 4월 25일에 개봉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야심작이다. MCU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다양한 신화적 요소를 활용하여 영화에 반영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신화 및 설화를 차용했다. 서양 문화의 원류를 형성하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인간을 비롯한 인간을 둘러싼 여러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탐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환경적 요소인 우주에 대한 탐구가 진행되었는데, 고도의 천문학적 탐구로는 나아가기 어려웠으나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학자별로 다양한 견해를 제기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4원소설이다. 고대 그리스 학자들과 인도의 학자들은 세상의 물질을 이루는 근본이 되는 요소가 물, 불, 흙, 공기의 4가지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지속되었으며, 플라톤의 제자이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존의 4원소설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여 5원소설을 제기하였다. 그것이 바로 '에테르'인데, 이는 오늘날 화학 물질인 에테르의 기원이 된 개념이었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가 제기한 에테르는 하늘의 가장 높은 곳을 구성하는 공기로서,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영역의 신성한 하늘의 요소를 의미했다. 에테르라는 단어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아이테르'에서 차용된 용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아이테르는 대기(공기)의 신으로,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호흡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아이테르의 역할에 착안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제5원소로 '에테르'를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갑자기 제5원소를 제시한 것은 아니고, 아리스토텔레스 때에 이르러, 천체의 운동에 대한 탐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 결과로서 제5원소가 제시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후 중세 시기에 마법 및 마술에 대한 탐구와 미신에 대한 믿음이 형성되면서 각종 마법술 및 연금술에 의해 에테르는 지상에도 존재할 것이라는 사고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는 전설 속의 '현자의 돌(The Stone of the wizard)' 사상과 연결되었다. 바로 이 현자의 돌로부터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핵심 요소인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이 형성된다. 인피니티 스톤 역시 일종의 현자의 돌을 염두에 두고 상정한 개념이다. 인피니티 스톤은 우주의 빅뱅 이전부터 존재했던 우주의 원리를 이루는 여섯 가지 원석으로, 리얼 스톤(The real stone)인 에테르, 파워 스톤(The power stone), 스페이스 스톤(The space stone)인 태저랙트, 타임 스톤(The time stone)인 아가모토의 눈, 소울 스톤(The soul stone), 마인드 스톤(The mind stone)을 이야기한다. 즉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는 우주를 구성하는 여섯 가지 원소로 힘, 가시성, 공간, 시간, 영혼, 생각을 설정했다고 볼 수 있다. 리얼 스톤은 마음대로 현실을 조작할 수 있는 힘을 담은 원석이고, 파워 스톤은 말 그대로 손끝의 터치 하나만으로도 행성 하나를 폭파시킬 수 있을만큼의 엄청난 힘을 가진 원석이다. 스페이스 스톤은 어디든 마음먹은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원석이고, 타임 스톤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원석이다. 소울 스톤은 자신이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존재를 희생하여 얻을 수 있는 원석이고 마지막 마인드 스톤은 타인의 생각을 조종하여 자신의 뜻대로 만들 수 있는 원석이다.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5원소설을 계승하여 1개를 추가하여 6원소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2. 블링크(Blink) 현상과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엔딩은 MCU의 팬이라면 가슴 아플 장면으로 남는다.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모두 가진 타노스가 손가락 튕김 한 번으로 지구 절반의 생명체를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일반인들은 물론이거니와 블랙팬서,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 스타로드 등 많은 히어로들이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우연적이게도 남은 건 어벤져스 원년 멤버들.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 토르, 헐크, 아이언맨 등 히어로들은 순식간에 사라진 사람들의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모임을 가지며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절대적 자연의 섭리를 이용한 타노스의 압도적 무력 앞에 사라져 버린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회한, 무력감 등이 뒤섞여 살아남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힘들게 만드는 가운데, 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해 나간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사라진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만의 유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은 우리 인생의 어떤 측면과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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