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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미스터 노바디> 철학 영화 줄거리 및 의미 해석

by 동쌤의 소셜머니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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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미스터 노바디> 줄거리

영화 <미스터 노바디>는 2013년 10월 24일에 개봉한 다국적 영화다. 이 영화를 마주하게 된 계기는 '글'이었다. 우리는 글을 아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시각적인 수단으로 우리가 받은 영감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황홀한 상태에 직면했을 때, 흔히 우리는 '말을 아낀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글을 통해 세상과 접촉하는 글쟁이에게는 '글을 아낀다'라는 표현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영화 <미스터 노바디>는 내게 그런 영화였다. 하루의 종말. 하루의 정량을 훨씬 뛰어넘는 열정을 쏟아붓고 밤이라는 절벽에 서서 전설처럼 다가오는 새벽을 마주할 때, 문득 동생이 '오빠, 이거 꼭 봐봐. 알았지?'라고 나지막하게 얘기했던 영화가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힘이 들 때 이 폴더를 열어보세요.'라고 쓴 폴더에 들어가 노바디를 찾았다.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선택의 이야기를.  삶이란 선택의 연속이다. 사실 어쩌면 우리도 선택에 의해서 형성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얼마 없지만, 환경적 요소와 결합해 어떻게든 우리는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의 거창한 행동 뿐 아니라 눈의 깜빡임과 동물의 털끝을 쓰다듬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결국 모든 선택의 가능성을 또 다른 선택의 가능성으로 옮긴다. 영화 <미스터 노바디>는 '어떻게 하면 선택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자기암시적 혹은 자기계발적 어조로 훈수를 두는 영화가 아니라, '모든 건 선택의 가능성으로 출발해, 선택으로 이루어졌으며, 결국 선택의 결과로 끝을 맺는다.'라는 사실 자체를 전달한다. 역사서에 적힌 아주 극소수의 'Fact'를 전달하는 듯 하지만, 그 무게는 그 어떤 영화에서 다루는 주제보다도 진중하고 탐색적이다. 영화 <미스터 노바디>의 줄거리는 우리 인생 속 선택을 주요 내용으로 삼는다.  심지어 영화는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선택을 했고, 선택을 당했다고 이야기한다. 바야흐로 '선험적 선택의 시기'를 지나왔으므로 우리는 태어나서 자연스럽게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이렇게 구조적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영화는 다소 어지럽고도 감각적으로 전개되지만, 결코 주제인 '선택'과 멀어지지 않는다. 동생이 추천하기는 했지만, 이 영화 역시 내가 선택을 통해 보게 되었음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중간에 자꾸 끼어드는 듯한 원초적, 초역사적 질문들은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는 않지만, 우주의 먼지조각이자 별의 조각으로서 우리들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우리가 선택했던 순간의 조각들을 더듬어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에 삽입되는 '우주론 강의'는 영화의 흐름을 잠시 멈추는 동시에, 연속성 있게 다음 전개를 위한 발판이 된다.   그럼 우리는 자의적으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마치 '모든 건 선택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선택을 하지 않으면 모두 가능성으로 남게 돼.'라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영화의 본질을 꿰뚫어 보면, '그럴 수 없어.'라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피력한다. 우리는 선택을 잠시 '유보'할 수는 있지만, 그게 선택을 회피하는 종착점으로 귀결될 수는 없다는 사실. 냉정하고도 차가운 그 사실을 들고 영화는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마치 모든 걸 내려놓은 병 걸린 젊은이처럼 적막하고 고요하게.

 

영화-미스터 노바디-포스터-사진-영화 추천

 

2. 영화 <미스터 노바디> 의미 해석

  영화의 핵심 중 하나는 주인공 '니모'의 엄마가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아닐까 한다. 마치 니모에게 질책을 하면서도 자기합리화를 하려는 듯 보이지만, 니모의 엄마가 내뱉는 말을 통해 우리는 선택이 과정을 무의식적으로 반추한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모든 선택의 과정 중 대부분을 '자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했다고 믿는 신화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선택은 사실 특정 상황에 놓여져 있었던 우리의 인식의 패러다임이 작용하기 마련이었고, 우리는 상황이라는 티백 속에 의지라는 물을 부어 넣은 것이다. 물이 뜨겁거나 차갑거나 티백의 내용은 결국 다를 바 없고, 그 농도가 우리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다만 그렇다고 환경 우위론이나 상황 결정론을 내세우고자 하는 건 아니다. 때론 우리의 의지가 물이 아닌 다른 음료의 맛을 내는 경우도 있고, 물이 너무 뜨겁거나 차가우면 티백을 녹여버려 아주 새로운 향을 창출할 때도 있으니까. 다만 우리는 환경이라는 거대한 유동적 선택의 장막 속에서 살아가며,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의지대로 인생을 끌어가기 쉽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의지대로 끌어가는 게 실패했다고 한들, 좌절하지 말 것. 그건 당신의 책임만은 아니니까. 모든 건 선택이었고, 당신이 택한 최선의 선택이었을 테니까. 모든 시간은 한 번 뿐이어서, 우리는 서툴렀을지도 모른다. 드레이(Dray)의 합리적 설명(행위설명이론)에 입각해 얘기하자면 시간에 소속된 우리는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 선택은 우리의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점을 결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환경이 얼마나 강력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지, 그 자체로 선택의 상황을 엄청난 격차로 유동성있게 바꿀 수 있는 지 영화에서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로 표현한다. 눈송이 하나가 쌓여 대나무를 구부리기도 하고, 나비의 날갯짓 한 번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다소 극단적인 이론이지만 우리는 사실 대부분의 경우 나비효과를 체감하며 살아가는 듯 하다. 그리고 동시에 이 나비효과는 수확체감의 법칙 적용대상이 아닌 듯 하다. 그렇게 꺾이고 다시 일어나면서도, 비슷한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에겐 또 새로운 상황이 될 뿐이다.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 선택할 것. 우리가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선택하는 행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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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말미에 가슴을 쿵 치는 니모의 말은, 후회로 점철된 노인의 회고록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모든 선택은 달라질 수 있었고 더 큰 의미를 가질 수도 있었기에, 앞으로도 모든 선택은 그런 가능성과 의미의 다의성과 다층성을 포괄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의견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길에 놓여진 수많은 선택의 상황 속에서 또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지만, 그만큼 많은 가능성과 의미를 품고 이를 헤쳐나갈 것이기에 많은 날을 설레리라고 믿는다.

당장 죽음을 앞둔 이에게도
아직 많은 선택의 가능성이 남아있으며,
방금 태어난 갓난 아이에게도
여전히 많은 선택의 기회가 존재한다.
영화의 주인공이 가진 NOBODY라는 이름은 거꾸로 '누구나'라는 이름으로 해석하기로 하자.

우리는 늘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선택을 통해 성장할 것이다.
다만, 우리의 지금은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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